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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못 된 시
보민출판사 2020-09-27 09:09 430
시집 「詩가 못 된 詩」 (송병찬 저, 보민출판사 펴냄)
삶의 고단하고 퍽퍽한 순간순간마다 힘이 되어주는 건
누군가의 따뜻한 말 한마디와 진심어린 위로일 것이다.
시가 못 된 나의 노래들을 엮어 시집을 낸다. 요즘처럼 시인 많고 등단하기 쉬운 시절에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등단이라고 하고 나서 ‘정말 내가 시인인가?’, ‘내가 쓰는 것이 시가 맞는 것인가?’ 하는 물음이 항상 가슴을 무겁게 했지만, 그래도 시집 한 권은 내겠다는 나 자신과의 약속 때문에 오늘에 이르렀다. 그래서 그런지 시집을 낸다는 기쁨보다 두려움이 많이 앞선다. 이 글들은 내가 꽤 오랫동안 써온 것들이다. 그래서 시적으로 일관된 경향을 갖추고 있지 않은 것처럼 보이고, 어떻게 보니 잡화상 같은 느낌마저 든다. 시간이 흐르는 동안 진보인지 퇴보인지 모를 변화가 있었던 듯, 지금의 눈에는 다소 익숙지 않은 것들도 보인다. 그렇지만 나름대로 그 시점의 내 의식 세계를 찍은 스냅사진이라고 여겨, 특별히 거슬리지 않으면 다시 손대지 않고 실었다.
난 난해한 시를 읽을 줄도, 쓸 줄도 모르기 때문에 되도록 쉬운 언어와 표현을 쓰기 위해 노력했고, 다소 무겁게 느껴질 만한 글도 요즘 유행하는 시들처럼 난해하게 흐르지 않도록 조심하였다. 달달한 시를 안 쓰면 독자들이 읽지를 않는다고 누가 얘기해줬지만 난 그런 시를 쓸 줄 모르니 독자들의 사랑을 받기는 난망이다. 하지만 나는 이 시집을 팔아 돈을 벌 것도 아니고 이름을 날릴 것도 아니기 때문에 개의치 않는다. 단 한 분의 독자라도 이 글들로 인해 감동까지는 아니더라도 마음의 울림이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다. 다만 이 이야기들은 내가 세상을 건너오며 느끼고 고민했던 시간의 진솔한 산물이란 것만 밝히고자 한다. 이 시집이 홍수같이 쏟아지는 문학작품 속에서 독자들의 눈과 머리를 어지럽히는 쓰레기가 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어쩌면 어느 날 이 시집들을 다시 긁어모아 불질러 버려야 할 날이 올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럴 날이 오기를 고대한다. 그런 날이 온다면 그때는 오랫동안 내 가슴을 짓눌렀던 화두에서 비로소 벗어날 수도 있을 것 같다.
- 본문 詩 ‘할머니와 고무신’ 중에서
학교 가는 손주 녀석
발 따습게 다녀오라고
할머니는 아궁이 재를 도닥여
검정 고무신을 잔불 위에 올려놓았다
탄내 나는 고무신을 신고
가슴속까지 훈군해진 아이는
된서리 허연 논둑길을
굽이굽이 헤치며 갔다
할머니 없는 세상
고무신을 가슴에 품은 소년은
어둠의 심장에 빛의 둥지를 짓고
희망의 씨를 절망의 틈새에 심었다
말로 하는 사랑보다
말 없는 사랑이 더 따뜻했고
위대한 것보다 따뜻한 것이
가슴에 오래 남았다
사랑에 젖어본 사람은
관 속 같은 절망도 절망할 수 없었다
(송병찬 지음 / 보민출판사 펴냄 / 192쪽 / 변형판형(135*210mm) / 값 1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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