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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낙서
보민출판사 2022-02-14 16:02 524
이 세상 모든 어머니를 떠올리게 하는 책추천! 「추억의 낙서」(이명수 저, 보민출판사 펴냄)
석양 노을이 멋지게 물들어갈 무렵 누군가 저를 부르는 듯합니다.
내려다보니 하얀 수건을 쓰신 어머니께서 손짓을 하십니다.
저는 58년 개띠입니다. 언제 어디서 누구와 얘기를 나누다 은연중 58년생 개띠라 하면 으레 “아! 그 유명한 58년 개띠세요?”라는 반응이 나옵니다. 온 세상 사람들에게 유명한 58년 개띠! 그래서 왜 그럴까 의문이 듭니다. 자료를 찾아보았습니다. 역사적 변환기를 되새겨 보았더니 중요한 변환기에는 언제나 58년 개띠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의 개인적인 팔자타령도 해보지만, 한편으로는 58년 개띠인 게 자랑스러웠습니다. 개팔자가 상팔자란 말도 있듯이 말입니다. 주마등처럼 흘러간 저의 과거를 생각해봅니다. 온갖 기억들이 제 머릿속에 꽉 차 있어서 과부하 상태입니다. 잊으려 해도 잊히지 않습니다. 시대적 배경에 걸맞게 온갖 고생을 다 하고, 체험을 하였기에 저 혼자 머리와 가슴속에 담아두기엔 너무 힘들어 어떤 때는 머리가 아프고 괴롭습니다. 그래서 제 머릿속에 남아 있는 어렴풋한 기억과 뚜렷한 기억들을 세월이 더 많이 흘러 자연적으로 소멸되기 전에 세상으로 내놓고자 이 책을 집필하에 되었습니다.
- 본문 ‘어머니와 물지게’ 中에서
어머니께서 부엌일을 하시다 말고 큰 독을 열어보십니다. 물이 별로 없었는지 부엌 바깥에 걸려 있던 물지게를 등에 지고, 물초롱 2개를 물지게 양옆 고리에 걸고 집을 나서기에 저도 따라나섰습니다. 신작로 공동 수돗가에 가기 위해서는 비좁은 골목길을 빠져나가야 하는데 어머니는 능숙하게 물지게를 지고 가십니다. 공동 수돗가에 도착하니 이미 먼저 와 있는 동네 사람들의 물초롱이 순서대로 나열되어 있고, 어머니는 순서대로 물초롱을 세워놓습니다. 공동 수돗가 앞에는 구두쇠 친구의 아버지가 운영하는 조그만 가게가 있었는데 만화책도 빌려주고, 뻥튀기도 튀기고, 번데기도 팔고 있었습니다. 저는 얼마 전 10원을 내고 만화책 12권을 빌려다 이불 속에서 킥킥거리며 누이하고 밤늦도록 보다 어머니께 야단을 맞았기에 오늘은 만화책 빌리기가 어렵다고 생각할 무렵, 드디어 어머니 차례가 되었습니다.
어머니 초롱에 콸콸 수돗물이 담기며 향긋한 물내음이 풍겨왔습니다. 물이 초롱에 채워지는 동안 어머니 초롱 뒤에 또 다른 초롱들이 세워졌습니다. 집집마다 몇 번씩을 왔다 갔다 해야 빈 독에 가득 채워졌나 봅니다. 어머니가 허리를 구부려 채워진 물초롱을 물지게 고리에 걸었습니다. 힘겹게 일어나셨지만 금세 균형을 잡으십니다. 할머니를 혼자 모시고 사는 친구네 집을 지나 아까 지나온 비좁은 골목길로 접어듭니다. 어머니는 옆으로 서서 조심스레 한 발짝 한 발짝씩 비좁은 골목길을 빠져나가는데 물초롱이 약간씩 흔들리며 물이 조금씩 넘쳐 떨어집니다. 집에 도착하여 어머니께서 물초롱을 들어 올려 물독에 채우시기에 가서 보니 아직도 가득 채우려면 몇 번을 더 왔다 갔다 하셔야 할 듯했습니다. 제가 도와드릴 것이 전혀 없다고 생각하는 사이 어머니께서 또 물지게를 지고 비좁은 골목길을 향해 가셨습니다.
저자는 좋은 기억보다 아픈 기억이 더 많아서일까요? 좋았던 기억들은 나쁜 기억에 파묻혀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힘들었던 순간들은 자꾸 떠올라 잠 못 들게 하고, 아쉬움과 안타까움을 가중시킨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어찌합니까? 눈을 감아도 생각나고, 밥 먹을 때도 생각이 나는 것을 말입니다. 그리하여 저자는 이전까지 책을 내본 경험이 전무하지만 머릿속에 남아 있는 어렴풋한 기억과 뚜렷한 기억들을 세상으로 끄집어내고자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잊을래야 잊을 수 없는 특정 사물과 일가 친족과 친척들을 거론하게 되었고, 저자의 보잘것없는 스펙도 오픈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이 저자의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지는 잘 모르겠지만, 기회가 주어진다면 더 많은 기억을 되살려 추억의 본 모습으로 다시 돌아오겠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2022년 2월 28일 출간 / 이명수 저 / 보민출판사 펴냄 / 124쪽 / 46배판형(188*257mm) / 값 1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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